2023년 제41회 문화재수리기술자 합격수기
1. 문화재 수리기술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와 당시 자신의 상황(직업등)에 대해 말해주세요.
저는 95년생(만 28세)이고, 대학에서는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보수 현장경험은 없지만 보존처리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조금 있습니다.
건축이나 이공계 공부는 거의 접해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공부는 집에서 용돈 받아가며 전업공부로 3년 올인 했습니다.
분명히 다른 분들보다는 좋은 조건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문화재수리기술자 보수분야 자격증을 따기까지 걸린 시간과 과정에 대해 말해주세요.
1) 초심자의 행운 2021년
2021년에는 시공은 40점, 구조는 대략 34점을 받았습니다. 공부 1년차에는 공부량과는 무관하게 실은 굉장히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불합격했지만 절망적이고 아쉬운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보통은 내 노력보다 결과가 좋은 경우에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는 모든 것이 내 잘못같고 나의 상황의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오히려 “내년에는 무조건 합격이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첫 해에는 서울에서 카이스학원(강사 이승환)을 다녔습니다. 저는 지방사람이라 서울-부산(구포)를 ktx타고 다니며 1년을 지냈습니다. 단 하루도 빠진 적이 없었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이 때의 공부가 합격의 토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차 합격 후에 선생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성의를 가지고 공부에 임했던 분들은 다 기억합니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라고요. 어딘가에서 학원을 다니신다면 질문 많이하고 눈에 띄는 학생이 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나라도 더 얻을 수가 있습니다.
2) 절망의 2022년
2022년에는 구조34점에 시공28점이라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1년 차에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적산이 2점 나왔습니다.
물론 출제오류가 있었습니다만 이 시험은 그런 걸 알아봐주는 시험이 아니었지요. 요령껏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게 중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에는 독학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2년차에도 학원을 다녔다면 합격했을지도 모르겠다. 적산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되돌아와 생각해보니 구조40점이 넘지 않았으니 적산의 출제오류가 시험의 당락을 좌우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3) 동차합격의 2023년
2023년에는 법령 88점, 건축사 80점, 시공 60점(180), 구조 42.67(128)점을 받았습니다. 합격까지 총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는 대구에서 윤용진 선생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늘 에너지를 극대화해야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학기 초반에는 공부량을 채우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만 결국에는 그렇게 해야만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과목별 공부 방법에 대해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1) 한국건축사와 법령
노하우가 없습니다. 건축사와 법령은 암기과목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스로’ 정리하고 ‘스스로’ 기출문제 풀고 ‘스스로’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자료를 받아 그대로 읽는 것은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재는 법령은 이정열 선생님 책으로 공부했고 한국건축사는 김동욱 선생님의 한국 건축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법령과 건축사는 하루라도 빨리 노트 한 권으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암기과목의 특성 상 여러 번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번 보려면 잘 정리된 노트가 있거나(정리노트), 모르는 부분만 정리된 노트가 필요합니다.(오답노트)
저는 한국건축사 모의고사를 쳐보면 늘 72점이 나왔습니다. 수험생은 늘 내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문제를 틀리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꾸준히 72점이 나왔던 것은 평이한 문제를 다 맞추고 예외적인 문제를 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핵심은 예외문제가 아닌 전통적인 문제다라고 생각합니다.
2) 구조 및 시공
구조와 시공에 있어서는 내용숙지와 답안작성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용진 선생님의 공부법인 스크린 공부법을 활용했습니다. 월대구조나 홍예교구조, 전탑구조 등 어떤 키워드가 나왔을 때 거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기본서를 통으로 암기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통해서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스터디원들에게 설명하는 공부를 주로 했습니다. 스크린 공부법은 내용암기에도 도움이 되고 서술체계를 잡는데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다음은 모의고사입니다. 공부 3년차 정도 되니까 상위권들의 기본내용숙지는 어느정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용숙지가 어느정도 된 상태에서는 답안작성법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면크기나 위치, 글씨크기와 들여쓰기, 목차구성 및 요구사항 분석 등 기본적인 서술형 시험에 대응할 수 있는 답안작성법 훈련을 해야합니다. 내용은 알고 있는데 점수가 낮게 나온다면 서술방식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런 상황이었는데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글로 적어내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끊임없이 기출문제 풀이나 모의고사를 통해서 아는 내용을 답안서술형식에 맞춰서 서술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3) 도면
도면은 보통 종단면도 기준으로 50동 정도의 건물을 암기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 도면은 이쁘게 그리기보다 알기 쉽게 그리는 것과 시간 안에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도면에 명칭을 적으면서 도면과 함께 구성요소를 목차로 짜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월대 도면을 그리면서 기초, 지대석, 면석, 속채움, 상면마감. 정자각건물을 그리면서 정전의 구조, 배위청의 구조, 월대의 구조
이렇게 도면을 그리자마자 구성요소가 떠오르도록 공부를 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한 건물의 종단면도를 그리고 나면 기초부부터 수장부까지 특징들을 써내려가면서 건물별로 공부를 한 번 더 했습니다.
이러한 공부방법 덕분에 올해 돈화문과 홍화문의 비교문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노하우
o 스터디
저는 올해 합격의 핵심이 스터디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스터디를 4시간 가량하면서 내용숙지를 충분히 할 수 있었고,
토요일 학원수업이 끝나면 스터디원과 카페에 모여 지난 주에 친 모의고사 답안지를 함께 보면서 서로의 답안서술방식의 문제점을 고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터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 늪에 빠지지 말자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저는 공부하다보니 제가 잘하는 부분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내용숙지는 잘 되는데 도면은 잘 그려지지 않고 적산은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면과 적산이 부담스러워서 제가 잘 아는 내용숙지만 반복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시험답안을 평이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평균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 예외 문제에 대한 대응
올해 시험에 원각사지 석탑과 영지붕에 관한 문제, 그리고 각종 트러스에 관한 문제가 예외문제로 나왔습니다. 저는 올해 합격했지만 이 세 문제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에는 돈화문과 홍화문의 비교, 정자각과 석탑 시공문제 등 전통적인 문제에서 많은 점수를 받으면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예외 문제를 몰라서 불합격한 것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기본문제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윤용진 선생님의 말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폭 넓게 공부해서 모든 건물의 도면을 암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기본문제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 면접
면접준비는 학원커리큘럼을 따라서 윤용진 선생님과 주 2회 모의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강의는 주로 기출문제와 예상문제에 대응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문제를 듣고 2분 안에 순발력있게 답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차 때 공부했던 내용들을 말로 풀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1차 공부를 충실히 했다면 면접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현재 본인과 비슷한 상황의 수험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시험을 준비함에 있어서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관리 잘하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